데드는 우리 세계의 골칫거리지만 누구도 그 존재를 제대로 이해하거나 깨끗이 없앨 방법을 찾지 못했다. 언제, 어떤 미친 마법사나 반쯤 신이 되려는 자가 해골 전사로 언데드 군대를 만들어 우리에게 공포를 가져올지 누가 알겠는가? 해골이 공격해왔다는 소식이 없더라도 우리가 안전하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우리는 이 부정한 군대로부터 결코 안전할 수 없다. 그들이 온다. 내 말을 유념하라.

해골이라는 존재가 장난 같기도 하고, 그런 존재를 믿는 것이 너무 어리석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코웃음 치며 넘겨 버려서는 안 된다. 해골의 존재를 뇌리에서 지워서도, 또 해골로 떠오르는 문제를 그냥 무시해버려서도 안 된다. 해골의 정확한 본성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연구하기 시작한 것도 아주 오래 전일이다. 이런 연구 분야와 관련된 여러 주제는 나보다 적격인 사람은 없을 테니, 잘 알려지지 않은 이 문제도 분명히 내가 해결해야 하리라. 몇 달 동안 해왔던 고된 연구를 끝냈으니, 그동안 이 부정한 괴물을 연구하면서 알아낸 정보를 밝히고자 한다.

추측했던 바와는 달리 이 되살아난 해골은 다른 해골에서 조각조각 모아서 만들어진 것이지 원래 하나가 아니었다. 이렇게 다양한 조각으로 만들어졌기에 쉽게 이렇게도 만들어졌다가 저렇게도 만들어지며, 재료만 정확히 갖춰진다면 언제든지 만들고 소환할 수 있다. 그렇다고 노련한 강령술사가 해골 전사를 불러내어 명령을 내리는 장소가 따로 있다는 뜻은 아니다. 단지 숲 한가운데보다는 묘지에서 해골 군대를 구성하기가 더 쉬울 뿐이다.

더 나아가 해골은 만들어지는 데 쓰인 주문의 효과 범위와 힘에 따라 지적 능력이 결정된다고 한다. 이론적으로 말하자면 영리한 해골 하인 하나를 소환하는 데 드는 마력으로 우둔한 해골 백 마리를 만들어낼 수 있다. 그러나 보통 해골이 지닌, 어떻게 보면 우스꽝스러운 정신적 상태는 설명할 길이 없다. 걸리는 사람이 지나갈 때까지 통 속에 숨어 간헐적으로 킬킬거리며 300년이라도 기다리는 게 재밌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어쩌면 그 자체도 믿기 어려운 존재이기 때문이 아닐까?

이 세상에 만연한 다른 언데드, 즉 의식 없는 좀비나 떼를 지어 다니는 구울과는 대조적으로 해골은 떼로 있을 때 훨씬 위험하다. 왜냐하면, 해골에게는 무리를 짓고 지시에 따르는 능력이 있기 때문이다. 내가 모은 증거를 바탕으로 보면, 해골에 아주 약간만 마력을 더 사용하면 방패를 사용하여 자신과 동료를 방어하도록 지능을 불어넣을 수 있다. 내가 ‘방패 해골’이라고 이름 붙인 이들은 비록 일반 해골 전사만큼 수가 많지는 않으나 생각보다는 훨씬 흔하다.

앞서 말한 바로 이 문제의 심각성을 의심하는 자들이 설득되기에 부족하다면, 해골 소환사를 생각해보도록 하자. 한 단계 발전한 해골 전사들은 필요할 때 언데드 병사를 보충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니도록 특별히 더 높은 지능을 가진 존재로 만들어졌다. 그렇다. 이 부정한 언데드 조합에 소환사를 끼워넣으면 자급자족 군대, 영속적으로 재생되면서 주인이 요구하는 어떤 극악무도한 임무도 해내는 군대라는 끔찍한 결과를 가져온다.

어떤 미치광이라도 해골 조각만 있다면 이 언데드 군대를 창조할 수 있다는 사실을, 현명한 지도자라면 이미 분명히 알았으리라. 확실한 해결책은 무덤을 전부 파내어 곧바로 해골을 불태워버리는 것이다. 그렇게 해야만, 우리에게 해를 끼칠지도 모르는 이 군수 창고에서 치명적인 위험 요소를 완전히 제거했다고 확신할 수 있다.


압드 알 하지르는 고명한 사람으로, 역사가이며 학자이다. 최근에는 전례가 없던 새로운 작업에 착수하여 우리 세상에 있는 독특한 장소와 생물체에 대한 정보를 조사, 연구, 수집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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