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인한 모래 갈이와 마주친 이후(모래 속 사신과 조우, 문서 번호 004 참조), 칼데움을 둘러싼 황무지로 여행을 떠나기를 꺼려하는 게 당연할 법도 하다. 경계지의 타는 듯한 황색 풍경 속으로 발을 들여놓은 다음 끝도 없이 펼쳐진 황무지의 모래 위에서 끔찍한 야생의 생명이 날뛰는 모습을 본 자라면 이런 감정이 무엇인지 확실히 알리라.

경계지가 항상 그런 모습이지는 않았다. 지난 몇 년간은, 안전을 전혀 신경 쓸 필요 없이 과감하게 모험을 떠날 수 있었다. 비록 경계지가 이 세상에서 가장 황량한 거주지 중 하나로 악명이 높지만, 전성기 시절 칼데움의 강력한 의지는 이 정도 위협에 꺾일 바가 아니었다.

경계지는 원래 가장 단련된, 혹은 미쳤다고 할 정도인 채굴업자들이 아니면 아무도 발을 들이지 않던 지역이었으나 “관문의 도시”라는 뜻의 거대한 군사 도시 루트 바하두르가 세워지면서, 라쿠니 부족은 칼데움으로부터 떨어진 그 절벽 안의 거처에서 안전하게 보호받았다. 루트 바하두르만이 홀로 적막한 황무지를 지켜보던 시대는 400년 전, 값비싼 광물이 ‘맹렬한 바람’으로 알려진 지역에서 발견되었을 때 끝이 났다. 알카누스 마을은 그 지역의 모든 광업 중심지로 빠르게 자리잡았고, 그보다 작은 규모의 거주지가 그 뒤를 이어 생겨났다. 달구르 오아시스가 발견되고 그곳에 세 번째 마을이 생겨났을 때, 칼데움은 경계지에 완전한 지배권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달구르의 대상단이 경계지에 신선한 음식과 물을 공급했는데, 그들은 칼데움의 모래 수호병으로부터 든든한 보호를 받았다.

그러나 젊고 미숙한 주군인 하칸 2세는 칼데움의 황무지 지원을 중단하고 그곳 주민의 생존을 자력에 맡기겠다는 의향을 보여왔다. 그 누구도 대상단의 안전을 장담할 수 없는 지금, 경계지에서 온 피난민들은 한때 우리 도시가 베풀던 구원의 손길을 절박하게 갈망하며 칼데움 관문 앞에 끝없는 유랑민의 물결을 이루고 있다. 나는 이 가엾은 사람들과 오랫동안 이야기를 나눠보았는데, 이들이 들려준 이야기는 아무리 담대한 모험가라도 숨을 멈출 수밖에 없는 내용이었다. 그러한 이야기치고는 정보가 부족하기에 악마 군대를 일으키려는 비밀스러운 이교도 의식 이야기는 확실히 과장된 것이 분명했지만, 그들이 겪었던 집단 광란이나 고통 이야기를 듣고 진정 소름끼치는 무언가가 경계지에 퍼져감을 확신했다.


압드 알 하지르는 고명한 사람으로, 역사가이며 학자이다. 최근에는 전례가 없던 새로운 작업에 착수하여 우리 세상에 있는 독특한 장소와 생물체에 대한 정보를 조사, 연구, 수집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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